서문(序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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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내 나이 이제 이순(耳順)을 바라보고 있다. 나는 글 쓰는 사람도 아니고, 전문 작가는 더더욱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렇게 자서전 성격의 ‘자전적(自傳的) 에세이’를 쓰게 된 동기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더 나이가 들어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그동안 살아온 내 삶을 뒤돌아보며 ‘중간 점검 겸 정리’를 통해, 앞으로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한 방편으로 삼고자 함이다. 또 하나는 내가 여태까지 살아온 인생을 가감(加減)없이 기록한 이 책을 통해서, 자그마한 교훈이라도 자손들에게 남겨주기 위해서다.

10년의 공직생활을 비롯해 사업 32년, 정치 20년, 라이온스클럽 30년 등 이제까지 나는 두 가지 직업 이상을 동시에 복합적으로 수행하는 이른바 ‘투 잡 인생’을 살아왔다. 라이온스클럽은 봉사단체이지만 공직에 있으면서 사업을 했고, 또 정치를 하면서도 사업을 했기 때문이다. 내 나름대로는 파란만장했던 지난 세월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주마등(走馬燈)처럼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우리 부모님을 회상하자면, 내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을 어쩔 수 없다. 아마도 부모님께 효도를 다하지 못한 회한(悔恨)이 남아서일 게다. 내 나이 올해 60이지만, 지금도 부모를 일찍 여의는 바람에 감수성이 한창 예민할 때 충분히 사랑받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난다.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고부터는 외롭게 살았다. 어린 나이였지만 살기위해서는 무슨 일이라도 해서 내가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을 뼈에 사무치게 깨달았던 시절이었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부재로 느꼈던 외로움은 지금까지도 시간이 날 때마다 나로 하여금 여성분들에게 “건강하세요, 본인의 건강이 가족을 위하는 길”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하게 한다. 뭐니 뭐니 해도 가정은 어머니가 가장 중요한 분이라는 것을 뼈 속 깊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두고두고 아쉬운 것은, 어머니는 너무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호강 한번 못시켜 드려 통한(痛恨)의 아픔으로 내 가슴 한쪽에 남아있다. 하지만 아버지만이라도 조금 더 사셨으면 충분히 누릴 것은 다 누리셨을 텐데, 그러시지 못하고 돌아가셔서 그 여한(餘恨)이 너무나도 가슴에 맺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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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믿음으로 열심히 공부하면 조만간 이 어려움 역시 봄눈 녹듯이 사라지고, ‘청운(靑雲)의 꿈’을 실현할 비상(飛上)의 나래를 펼 시간이 시나브로 내게 다가온다는 것을 감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오히려 늦게나마 하고 싶은 공부를 했기에 마음만은 행복했다. 이런 마음가짐과 자세로 열심히 주경야독(晝耕夜讀)한 끝에 환경관리기사를 비롯해 토목기사, 열관리기사 자격증을 차례로 딸 수 있었다.

나는 특채로 들어간 농지개량조합에서 기술자로서 후한 대우를 받고 훌륭한 선배들과 같이 일을 하다 보니 자연히 건설업에 눈을 뜨게 되었다. ‘와이셔츠 첫 단추를 잘 꿰어야 된다’는 말이 있듯이, 다행히도 첫 직장을 잘 잡아 자수성가(自手成家)로 가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는 것은 내게 행운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나는 농지개량조합에 다니면서 쌓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상가분양에 뜻을 두고 이 분야에 관해 끊임없이 공부하며 전력투구(全力投球)한 결과, 드디어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산격종합시장 상가분양’이라는 일생일대의 큰 프로젝트를 처음으로 시작해 성공시킨 일이 바로 그것이다.

나는 사업 파트너 분들을 내 부모님을 모시듯이 이 분들에게 열과 성을 다해 최대한 예의를 갖추며 대해 드렸다. 오랜 기간 동안 이런 나의 진심을 알아주신 이 분들은 내가 하는 사업이라면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또 지지해 주셨다.

사업을 하려면 풍부한 경험과 경륜이 있어야 제대로 맥을 짚고 바로 잡을 수 있다. 무슨 일을 하는 데는 조직사회에서 겪은 경험과 경륜이 필요하고, 개인이 어떤 일을 하려면 경륜이 있는 사람에게 자문을 받는 것이 꼭 필요하다.

나의 첫 사업 단추는 그런 경륜이 있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사안(事案)을 잘 판단할 수 있었고, 그 사업을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신임을 얻어서 자금 지원을 받아 시작할 수 있었다. 경륜 있는 사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과연 내가 얼마나 알아서 그런 큰일을 할 수 있었겠는가. 경륜 있는 사람들에게 가서 겸손하게 그 사람의 마음을 열 수 있는 것도 그 사람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내 성격은 외유내강(外柔內剛)형 스타일이어서, 사업이나 어떤 사안을 결정하기까지 다른 사람보다 고민하는 시간이 좀 길다. 고민하는 시간이 긴 반면 나보다 더 앞서가는 전문가나 인맥이 있으면 최대한 자문을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자문을 받아 모든 일이 시작되면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바로 정확하게 밀고 나간다.

나는 지금도 어떤 사업을 시작할 때 잘 안됐을 경우의 수를 꼭 고려한다. 내가 쓰러지면 도와줄 사람이 주변에 없었기에 나는 꼭 그렇게 한다.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고 나서 이렇게 스스로 세상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나는 어린 시절을 불우하게 보냈던 것은 사실이지만 가정환경을 원망하며 부정적인 시각을 가졌다면 이른바 ‘안티 세력’이 될 수도 있었으나, 매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그것이 좋은 성장기반이 되어 작은 성공이나마 이룰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와 같은 천재도 “천재는 항상 근면하다”고 말했듯이, 노력과 근면은 다르지 않다. 노력과 성실, 인내, 끈기 없이는 어떠한 성공도 거둘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의 좌우명(座右銘)은 ‘하면 된다!’이다. 뭐 특별히 좌우명으로 지은 게 아니라 평소 내 철학과 생활습관이 ‘무슨 일이든 무조건 열심히 하자’ 주의여서, 자연스레 굳어진 것이다. 그러다보니 나는 매사에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며 살려고 노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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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정의(定義)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한다.’고 사전에 나와 있다.

나는 사업을 하면서 외삼촌인 김한규 국회의원 비서관을 4년간 하다가 위에 나와 있는 정치의 정의를 내가 직접 실현시켜 보고자 뛰어들었다. 달서구 구의원에 당선돼 운영위원장에 선출되고, 초대 기초의회 전국 최연소 부의장을 역임했다. 이후 대구광역시의회 제3대 시의원 재임 시에는 실업대책특별위원장과 경제교통위원장을 역임했고, 제5대 시의원 재임 시에는 교육사회위원장과 부의장을 차례로 역임하며 내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경주(傾注)해 왔다.

자수성가(自手成家)한 사람으로서 나는 선거도 한 번 하려면 힘 드는데 뭔가 해보려는 데 의의(意義)가 있는 것이지, 그냥 대충하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시의원이든 라이온스든 행동하는 보람으로 하는 것이지, 맹세코 감투에 눈이 어두워 하지는 않았다.

공직자들은 누구나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겠지만, 특히 선출직은 4년 임기 동안 본연의 의정활동 계획을 세워 유권자들에게 정견 발표를 해야 한다. 또 임기 중 시간이 부족해 미처 다하지 못한 일이 있거나, 꼭 해야 할 일이 생기면 재선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마치 직장인인 양 3선 · 4선 하는 것은, 나로서는 옳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돈을 벌려면 사업을 해야 하고 직장인이 되려면 직장을 구해야지, 유권자의 눈과 귀를 속여 마냥 자리에 안주하는 선출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나도 숙원사업을 재선으로 완료하고 여건이 되면 국회의원 출마도 생각해 보았으나, 라이온스 총재직으로 봉사를 다하는 것이 나의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기초, 광역, 국회의원 이렇게 발전하여 의정 활동을 하게 되면, 누구보다도 지역 사정과 지역 현안, 지방정부의 애로사항 등에 밝아 그야말로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의원이 되리라고 본다. 일본이나 미국처럼 이런 국회의원이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출직으로 내가 일하는 동안 나의 정치철학을 가지고 일하면 보람이 있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정치를 하면서도 품위 있고 고운 말을 사용하자는 것이다. 나는 오랜 기간 동안 사업과 구의원 · 시의원 등 공직생활을 해오면서 수많은 필화(筆禍)와 설화(舌禍)의 폐해(弊害)를 보아왔다. 칼에 맞는 것보다 ‘세치 혀’에 맞는 것이 훨씬 더 심각한 상처로 남아 치명적(致命的)이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라도 남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 정신으로, 남에게 품위 있고 정겨운 말로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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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대화는 상호간의 열린 마음, 진심과 열의, 경청하는 자세가 조화롭게 어우러져야만 가능하다. 이런 면에서 나는 가장 이상적인 배우자를 만나는 행운을 잡아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다고 자부한다.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서글서글하고 소탈한 성격에 이끌려 대화에 전혀 부담이 없는 점이 정말 좋았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부부는 대화를 참 많이 한다. 아무래도 아내가 옆에서 지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보필해주니, 내 입장에서는 그렇게 편할 수가 없고 든든하다.

사회적인 문제나 문화적인 이야기도 살아가면서 전부 오픈해서 밤에도 좋고, 어떨 때는 새벽까지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한다. 부부 간에는 점점 더 나이가 먹을수록 신뢰가 쌓이면 그 속에서 사랑도 오갈 수 있고, 하다못해 서로 얼굴빛만 봐도 바로 상대의 기분을 알 수 있다고 느꼈다.

지금도 나는 아버지 병환 중에 아내가 여러 가지로 힘들었을 텐데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동안 아버지를 지극 정성으로 병수발하며 씻겨드리고 보살펴 드린 데 대해 이루 말할 수 없이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 이런 아내를 만나게 해 주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아들 세웅이와 딸 선정이 남매를 때로는 엄격하게, 때로는 인자한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다해 잘 키워주고, 교육시켜주고 결혼까지 시켜준 데 대해서도 감사한다. 그 덕분에 세웅이는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여 중앙 부처의 주요 공직에 근무하고 있고, 선정이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석사를 거쳐 박사학위 취득을 눈앞에 두고 있어 자랑스럽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요구를 다 들어주지 않으신다고 했는데, 나에게는 특별히 모든 요구를 다 들어주신 것 같아 늘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나도 부모님께 자식으로서 어느 정도는 해 드렸다고 생각하지만, 부족함과 아쉬움이 너무나 크다. 지금 와서 더 잘해 드리려고 생각해도 부모님이 계시지 않으니 효도를 하려고 해도 더 이상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젊은이들이 자식교육에만 올인 하지 말고,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효도를 다할 수 있도록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지금 가정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문제와 각종 사회적인 비리를 캐 들어가다 보면, 가정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은 탓이 대부분이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본을 똑바로 보이면 아이들도 그렇게 삐딱하게 나갈 수 없을 것이다. 인성(人性)이란 것은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고, 부모의 행동을 보고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닮아가기 마련인 것이다. 자식을 몇 낳지 않다보니 내 자식만 귀한 줄 알고 오냐 오냐 하며 키우는 것도 큰 문제다. 아이들이 버릇이 없고 나아가 온실 속에서 자란 화초 마냥 자생력이 없고 너무 나약하게 자라기 때문이다. ‘효(孝)는 백행(百行)의 근본’이라고 했듯이, 학교교육보다는 가정교육 비중이 훨씬 더 크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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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라이온스클럽과 인연을 맺은 지도 어언 3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그동안 국회의원 모실 때 등 어떤 변화가 있건, 또 서울에 있을 때나 대구에 있을 때나 30년 세월을 한결같이 라이온스클럽과 함께 해 왔다. 나는 지금 현재 국제라이온스클럽 356-A(대구)지구의 총재를 맡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라이온스클럽과 함께 보람 있는 일을 찾아 힘자라는 데까지 봉사활동을 펼쳐 나갈 것이다.

앞으로 나는 복지사업 전반에 걸쳐 공부해서 내 것으로 체득하고, 주변을 닦아 사회에서 소외된 저소득층 등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면서 보람을 느끼며 살고 싶다. 그럼으로써 더 발전적이고 미래희망적인 봉사를 펴는 지속적 삶을 살아가고 싶다. 또 때에 따라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투자하고 싶은 용의도 있다. 그러나 사람이 돈만 있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모름지기 어떤 사업을 하려면 그 분야에 대해 완전히 알아야 하고, 용의주도(用意周到)한 기획력과 창의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아내와도 우리가 남을 배려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니까 같이 신경 쓰자고 늘 이야기하곤 한다.

내가 생각하는 봉사와 기부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기만족’에서 비롯된다. 즉, 내 마음의 만족을 위해서 다른 사람에게 행동과 물질로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봉사고 기부라고 정의하고 싶다. 달리 표현하면 봉사란 남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무엇인가를 했는데 남도 함께 행복해지는 것이 봉사의 참된 의미일 것이다. 결국 나와 다른 사람이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진정한 봉사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봉사는 하면 할수록 기쁨과 보람이 넘치는 것은 바로 이런 연유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겠는가? 

진정한 봉사는 정성된 마음으로부터 저절로 우러나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칭찬이나 명예를 위해, 또는 어떤 보답이나 이익을 바라고 행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과 정성으로 조건 없이 행하는 것이다. 때로는 희생이 따를지라도 기꺼이 하고 정신적으로 보람을 느끼면 족한 것이다.

평생 온갖 고생을 해서 모은 재산을 쾌척(快擲)해 학교를 세우고 의지할 곳 없는 노인과 고아, 병자, 노숙자들을 보살피기 위해 희생적으로 봉사하는 분들을 보면 존경심과 아울러 훈훈한 인간애를 느낀다. 앞으로도 이러한 유형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계속 확산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우리는 어려움을 당한 이웃을 돕는 환난상휼(患難相恤)의 정신을 이어받아 봉사를 생활화한다면 더 아름답고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나라는 복지의 현주소가 아주 복잡하게 되어 있다. 정치인들은 서민들의 표가 많으니까 미래지향적인 한국의 앞날은 생각지도 않고, 우선 표를 모으는 데 집중해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그러니 자동적으로 복지예산을 천문학적으로 증액시켜 ‘복지 포퓰리즘’이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정치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표도 좋지만, 최소한 자신을 되돌아보고 국가가 이렇게 가서야 되겠느냐 하는 위기의식(危機意識)을 가지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또한 대통령 단임제를 하다 보니 선거를 치를 때마다 출마자들이 당선되기 위해 복지보따리를 풀어 가지고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게 된다. 그러면 앞으로 조세저항(租稅抵抗)에 시달리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노릇이다. 그래서 국가재정 상태가 고갈되어 2013년의 경우 4조가 펑크 난다, 올해는 얼마가 펑크 난다고 한바탕 난리를 피운다. 결국은 세법 등을 개정해서 증세(增稅), 즉 국민들이 세금을 더 부담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의 감이 있지만 이제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때도 됐다.

이러한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사태를 벗어나 미래지향적으로 가기 위해서는 정치하는 사람들 모두 대오각성(大悟覺醒)해야 한다. 그래서 당리당략(黨利黨略)을 떠나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행복한 정치’를 할 수 있도록 각자 최선의 노력을 경주(傾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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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골프를 비롯한 테니스, 승마, 스키 등 거의 모든 스포츠와 국내외 여행을 좋아한다. 사업과 정치를 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삶의 활력을 찾아 재충전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나는 여행을 좋아해 그동안 전 세계 수십 개 국을 다녀왔지만, 그중에서 가장 인상이 깊었던 곳은 직접 방문 프로그램을 짜 25일간에 걸쳐 여행한 아프리카 대륙이다. 나는 동물을 사랑하고 좋아한다. 왜냐하면 약육강식(弱肉强食)과 적자생존(適者生存)의 동물 세계와 인간의 삶이 너무나 닮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누가 나에게 세계 여행을 했던 곳 중에서 한 군데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아프리카’라고 대답할 것이다. 왜냐하면, 지프차를 타고 초원을 질주하다가 붉게 타는 저녁놀을 보면서 초원에서 식사하는 그 맛과 정취(情趣)는 필설(筆舌)로 형언(形言)키 어렵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마사이족 등 아프리카 원주민들을 방문해 보니 질병을 앓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았다는 점이다. 문화적인 혜택이나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다 보니까 하느님이 주신 자신의 고귀한 생명을 끝까지 보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우리는 지금 너무 많이 먹어서 살을 뺀다고 아우성인데, 이 사람들은 굶주려 죽고 에이즈 등 온갖 병마로 죽어가고 있으니 이 얼마나 이율배반(二律背反)적인 일인가?

그러므로 우리는 각자 여건이 되는대로 후원금이나 의약품 등 좋은 마음을 갖고 봉사함으로써, 그 사람들이 생명을 보존하여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인도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사실을 아프리카 여행 중에서 절실히 느꼈다.

끝없이 펼쳐지는 몽골의 광활한 대초원에서 말을 타고 바람을 가르듯 질풍같이 달리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고, 진정한 휴식과 감동을 체험했다.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던 나 자신과 아내, 그리고 사랑하는 딸 선정이와 함께 한 의미 있는 여행이었다.

하얀 ‘게르’ 위로 별이 쏟아져 내리는 몽골의 밤하늘은 환상 그 자체였다. 머리 위로는 가끔씩 유성(流星)이 우주에서 쏟아져 내리는 영롱한 불빛이 되어 떨어져 내리고, 은하수는 점점 더 환한 물길을 내며 밤하늘을 가로질렀다. 별들이 살아서 내 가슴으로 뛰어 들어오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별들은 낭만적이고 아름다웠다. 세상의 어느 보석이 이보다 더 아름다울까? 푸른 초원에서의 푸른 별밤… 어떤 상상을 해도 그 이상이었다.

끝으로, 현재의 내가 있기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수많은 분들을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지만, 최춘자 회장님을 비롯한 나의 사업 파트너 분들, 외삼촌이자 정치적 멘토인 김한규 전 국회의원님, 사회적 멘토로서 나를 이끌어주신 이동건 선배를 비롯한 많은 선배님들, 어릴 적 소꿉친구인 소장영, 권안식 군, 구의회 · 시의회에서 같이 의정활동을 폈던 선후배 의원님들, 현 대구시의회 이재술 의장과 송세달 부의장을 비롯한 후배들에게 고마운 말씀을 전한다.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나를 믿고 따라주며 내조를 아끼지 않은 사랑하는 나의 아내와 아들딸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2014년 푸르른 신록의 계절 5월에 서재(書齋)에서

                                                      류병노 識